모텔에서 고백하기 (난이도 : 5, 양심 : X)
사람의 마음에 무게를 잴 수가 있을까
무게를 잰다 한들 사랑의 비중은 측정할수 있을까
24.02.11
결국 그녀와 교제를 시작했다.
이전에 썼던 글을 너무나 지우고 싶은 심정이다
사실 지난 일에 대해서 다른 친구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녀가 그 주제를 싫어한다고 이미 표현한 적이 있었지?"라는 질문에 나는 기억을 되짚었고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미 그녀는 한 차례 이야기를 꺼내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기에, 모든 귀책 사유는 내게 있었는데 말이다.
그저 나는 또 그녀에게서 도망칠 핑계가 필요했었구나 깨닫는 순간이었다.
오히려 그녀가 가이드라인을 친절히 그어주었는데, 그녀의 경고를 가볍게 여기며 선을 넘나든 것인데 말이다.
나는 그런 그녀를 나무랄 자격이 있었는가
감히 배려를 운운하기엔 눈치가 없었다.
그 이후 나는 내 마음을 표현해야지 표현해야지 하고 마음을 다짐했지만
생각외로 쉽지가 않았다
왜냐면 그녀 마음이 어떤지 잘 모르겠거든
그리고 나는 그런 그녀의 마음을 볼모로 그녀에게 방을 잡자고 했다
핑계를 대자면 먼저 20대 후반의 남녀가 데이트 코스로 만화카페를 간다는 게
내 생각에선 조금 우스꽝스러웠고, 거기서 넷플릭스를 본다는건 더욱이 상상이 안됐다.
물론 사귀기 전에 남녀가 대실을 한다는게 더 우습기도 한데..
다행히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녀는 내가 무안해지지 않도록 그랬을까
혹은 나에 대한 마음이 더 커서 그랬을까
내게 져주었고, 나는 그자리에서 고백헀다
침대에서 고백하는 장면이 꽤 진짜 우스운 꼴인데
한편으론 나답고 또 풋풋한 느낌도 났던 것 같다
다만 그녀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았을지가 조금 의문이다
이런 기억조차 저 먼 기억의 저편에 둘 수 있도록 많은 추억을 만들어야할텐데
후후
내가 잘해줄게 꼬맹이 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