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아마 허클베리핀의 모험을 읽고 말미에 있는 해설을 읽을때였을 것이다
마크트웨인을 치켜세우며
북미의 마크트웨인, 러시아의 톨스토이.. 등등
뭐 그런 지역마다 현대문학의 발전을 일구어낸 그런 작가들을 나열한 부분이었다.
그때 느꼈다.
'아 나는 그런 대문호의 소설을 읽어본적이 없었구나'
'내 인생서 러시아 문학에 발을 디딘적이 있었나'
'24.06.19
마슬로바, 카투샤에 대한 이야기가 주 내용인가 싶었다
그만큼 그녀의 이야기에 대해 공을 들였고 독자로 하여금 그녀에게 감정이 이입되고
그녀의 척박했던 시절과 선택이란 것이 주어지지 않은 소녀가 창부가 되고 또 받아들이며,법정에 가기까지의 이야기가 매우 설득력있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런 그녀, 카투샤의 그런 배경에 있던 네흘류도프의 정신적인 성장이 주 내용이었다.
순수했던, 숭고했던 마음으로 그녀를 안고,
자신이 싫어했던, 그녀에게 부정한 일을 저지른 그는 법정에서 그녀를 다시 마주친다.
그때 정신적인 깨달음을 얻은 그는 그가 가진 모든것들을 덜어내서라도 모든 것들을 바로잡으려고 한다
어린 시절 잃었던 신념, 그녀에 대한 실수, 세상 속 구석구석 자리박힌 부조리들을 말이다.
그렇게 하고자 마치 순례길을 떠나는 듯한 그의 이야기는 매우 비범하다.
다만, 그의 순례의 끝엔 광명이 있을지, 파멸이 있을지는 소설의 끝에 다다라야 알겠지만
소설을 읽으며 점차 깨달음과 하나가 되어가는 그의 거취는 너무나 빛이난다.
그는 카투샤에게 용서를 구하고 그가 바라던대로 그녀와 결혼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정말, 그녀와의 결혼이 용서를 구하는 행동은 맞을까?
마슬로바는 이미 오래전부터 담배를 피웠지만, 최근에 그 점원과 관계를 맺고 버림을 받은 뒤로는 술마시는 버릇까지 생겼다. 그녀가 술에 끌린 것은 비단 술맛을 알게되었기 때문만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술이 그녀가 겪은 쓰라린 과거를 전부 잊게 하고 술을 마시지 않고는 얻을 수 없는 마음의 안정과 자기 존엄에 대한 자신을 갖게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고아나 다름없었다. 남의 집살이를 하는 부모 밑에 태어나 다른 집에 거둬져 하녀살이를 했지만, 그 집의 조카에게서 아이를 밴 것이다. 하지만 그는 백 루블을 쥐어주고선 훌쩍 떠났고 그녀도 그집을 떠나게되었다.
그 이후 이집 저집 전전하며 하녀살이를 하며 희롱당하며 전전하다 결국엔 간음생활을 택한다.
그때부터 마슬로바는 하나님과 인간의 계율에 어긋나는 만성적인 죄악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것은 국민복지를 염려하는 정부당국의 허가를 받고, 아니 그 보호까지 받아가며 몇십 몇백만의 여성들이 영위하고 있는 생활이었다.
수치스럽게도 경찰로부터 노랑 감찰을 받고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생활을 선택한것이다.
소설에 따르면, 아니 마슬로바에 따르면 인간 뿐만 아니라 짐승에게까지 부여한 수치심을 아예 무시하는 건강검진을 받는다고 표현했다
아마 말이 검진이지 분명 야만적인 것이었을거다
그런 생활을 그녀는 7년을 전전했고 모종의 일로 검사에게 기소당한다.
여기 공작이 한명 있다
명문가인 코르차긴 가의 딸과 결혼 이야기가 오고가는 네흘류도프 공작에겐 고민이 하나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청혼을 하긴 해야겠으나, 그에겐 귀족단의 부인과 부정한 관계를 맺고 있었단 것이다.
죄의식을 느끼면서도 그녀 동의 없이 그 관계를 끊을 수 없었던 그는 코르차긴에게 청혼할 의향이 있더라도 현재로선 그럴 자격이 없다고 느낀것이다.물론 단장의 10년 전 카튜샤와의 실수도 있었을테고(소설속에서 네흘류도프는 카투샤에 대한 부분의 이야기를 까맣게 잊고 살아가고 있다고 나온다.)
재판장에서 카투샤를 보게된 네흘류도프
판사는 피고를 한명씩 호명하고있다
"피고의 본명을 묻고있네만?"
"카테리나 라고 했어요"
'아니야 그럴리가 없어' 그는 여전히 속으로 되풀이 햇다. 그는 이미 의심의 여지도 없이 피고가 바로 그녀라는 것을 알았다. 미칠듯한 욕망에 사로잡혀 유혹했고, 그러고는 그냥 차버렸던 바로 그 처녀다. 그 뒤로 그는 한 번도 그녀를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요컨대 그 추억이 너무 괴로웠기 때문이며, 그토록 자기의 고결함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는 그가 이여자에 대해서는 고결은 커면 비열하기 짝이없는 짓을 했다는 것을 너무나 똑똑히 들추어내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자기가 겁탈하고 100루블을 쥐어준 그녀를 다시 마주친 것이다.
뭐 과거엔 서로 사랑을 했고 어쨌던 간에 그는 자신의 과오와 마주친 것이다.
내가 가장 싫어하고 증오했기에 잘라냈던 부분과 대면한것이다.
일단, 정당화하지 않고 잘라냈다는 부분이 재밌었던 것 같다. 보통의 사람들은 잘라내기 보다도 정당화를 택하니깐
나를 알아본 건 아닐까? 네흘류도프는 온몸의 피가 얼굴로 쏠리는 것을 느끼며 공포에 휩싸여 생각했다.
자신의 과오, 수치심, 부정한 것과 마주친 그는 고개를 돌릴 수 없이 받아들일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카투샤와 네흘류도프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네흘류도프가 대학생 시절 카투샤와 만나 사랑에 빠지고 얼마안가 그는 군대에 입대한다
입대한 그는 3년간의 군생활동안 세상 더럽고 추악하면서 마초적이고 마성적인 군대문화에 더럽혀진다.
그리고 3년뒤 다시 고모네에서 카투샤를 만난다
놋그릇을 든 복사가 그녀를 스쳤다. 아마도 그는 네흘류도프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비켜 가려다가 카투샤를 스친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네흘류도프 에겐 놀라운 일이었다. 어째서 이 사내는 모른단 말인가? 여기 있는 모든 것은, 아니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오직 카투샤만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가. 비록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무시할지라도 그녀만은 무시 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가 모든 것의 중심이니까. 성상대의 금빛도 그녀를 위해서 빛나고 있고, 샹들리에나 수많은 촛대에 세워진 촛불도 그녀를 위해서 타고 있으며, '주님 부활하셨네, 모두 기뻐할지어다'라는 기쁜 찬송가도 그녀를 위해서 불리고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아름다운 것은 오직 그녀만을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카투샤 자신도 모든 것이 자기를 위해서 존재하고 있음을 알고 있는 듯 그에게는 느껴졌다. 가슴에 주름이 잡힌 흰옷을 입은 날씬한 모습과 한 가지 일에만 정신을 집중하고 있는 기쁨에 찬 얼굴을 보았을 때, 네흘류도프는 정말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얼굴 표정을 보고 그는 자기가 마음속에서 부르고 있는 것과 똑같은 노래를 그녀도 마음속으로 부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네흘루도프의 사랑이야기이다.
그는 공작이라 모든 사람들의 신경이 그에게 쏠려있을 테지만, 카투샤는 아니니깐
내가 느낀 것은 그녀도 같으리라는 귀엽고 오만한 생각이었다
세상 모든 것이 그녀를 위해 존재하는 것과 같고 그녀를 보면 모든 걱정 근심이 연기처럼 사라진다는 그의 고백은 꽤나 아니, 정말로 애틋하다.
매우 뭐랄까... 그의 생각을 그에게 콩깍지가 씌였다 라고 표현하기엔 너무 RAW하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한번 쯤 갖는 생각을 너무나도 잘 표현했던 것 같다.
'그녀도 나와 같은 생각일 거야 '
'다른 사람들은 왜 이런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지 ' 그런... 사랑스럽게 오만한 감정들을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만의 생각이었을뿐
(물론 정말 그만의 생각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강제로(?) 밤을 보낸다.(말은 안된다고 소리치지만 그녀 자신은 바싹 들러붙어있다는 묘사가 분명히 있긴하다)
그리고 이튿날 그는 동물정 정사와 목적을 달성했다는 자기만족 사이에서 어쨌든 잘못을 저질렀으며 이 못된 짓은 반드시 보상해야한다는 이기적인 생각에 그는 그녀에게 돈을 쥐어주고 떠난다.
시간이 흘러 그는 다시 고모집에 찾아갔지만 그녀는 아무런 흔적도 없이 사라져있었고
그는 그녀를 거둔 고모에게 카투샤의 향방을 물었다.
고모들은 그녀가 타락해버린 것은 성질이 제 어미와 똑같이 방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모들의 이런 판단은 그를 변명해주는 것 같아 듣기에 좋았다. 그래도 처음에는 카투샤 와 아이를 찾아보려고 했지만, 나중에는 그런 생각을 하기도 몹시 괴롭고 부끄러워서 찾아보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게 되어 죄를 잊어 버리고 그녀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지금 이 놀랍고도 우연한 재회는 그에게 모든 것을 회상 시키고, 양심에 그러한 죄를 지닌 채 10년 동안이나 안온하게 살아 올 수 있었던 자기 자신의 무정함과 잔인함과 비열함을 스스로 인정하도록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가 그것을 자인하기에는 아직도 거리가 멀었다. 현재의 그로서는 이제 와서 모든 것이 알려지지나 않을까. 그녀 또는 그녀의 변호인이 못사람들 앞에서 모조리 폭로함으로써 창피를 당하지나 않을까 오직 그것만을 염려했다.
인간에 대한 성찰이 돋보이지 않는가
그녀와의 재회는 내가 지은 죄와 나의 잔인함을 다시한번 상기시켜주었지만 그것을 인정하기엔 나의 평판들이 너무나도 아까운 것이다
누구나 그럴것이다
내가 공들여 쌓은 탑이 과거의 과오로 무너지고 조롱받을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염려하는 바일 것이다
더욱이 이제는 창녀가 되어버린 사람과의 그것이라면 말이다
절대로 반대입니다." 그는 딱 잘라서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신 문에서는 배심원들이 범인을 무죄로 만든다고 공격하고 있는데, 재판부 자체가 무죄로 만든다면 뭐라고 떠들어댈지 모릅니다. 나는 절대로 반대입니다." 재판장은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가엾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군" 하고는 답신서를 배심원 대표 에게 주어 낭독시켰다.
네흘류도프가 속한 배심원단이 전달한 답신서엔 그녀가 유죄라는 것이 적혀있던것이다
재판부엔 훔칠의도가 없음이 명시되어있으나 살해 의도에 대해선 언급이 없어 이에 재판부는 의아하지면서도 죄가없지만 유죄를 선고한것이다
이러한 결정엔 대중이 배심원들의 도덕적 중립과 재판부의 답신서에 대한 신뢰성을 의심하기에 재판부는 어색한 답신서를 그대로 수리한 것이다
이는 대중을 의식하며 썩어빠진 재판부에 대한 비판을 갈음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러한 행색에 대한 비판은 책의 이곳저곳에서 발견이 가능하다
그 당시의 그와 현재의 그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었다. 그 차이는 마을 교회당에 있던 카튜샤와, 오늘 아침 재판하고 온 그녀, 곧 상인을 상대로 술을 마시는 매춘부가 된 카튜샤의 차이 못지않 을 만큼 컸다. 그 무렵의 그는 무한한 가능성의 앞날이 열려 있는 원 기 왕성하고 자유로운 청년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그는 어리석고 공허한, 아무 목적도 없는 무가치한 생활의 굴레 속에 사방팔방으 로 얽매여 있는 자기 자신을 느꼈다. 게다가 그는 거기서 벗어날 출 구를 모를뿐더러 벗어날 생각조차 하지 않는 나태한 인간으로 변해 있었다. 그는 또 자신도 언젠가는 정직함을 자랑으로 알고 항상 진실만을 말하는 것을 신조로 삼던 공명정대한 사내였음을 상기했다.
그러나 지금은 가장 무서운 허위, 자기를 둘러싼 모든 사람들이 진실이라고 인정하는 그 무서운 허위에 온몸이 젖어 있었다. 그러나 이 허위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은 하나도 없었다, 적어도 그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그 속에 어울려 친숙해지고, 거기 서 위안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마리야 바실리예브나와의 관계를 끊고 그녀의 남편이나 그 자식들을 아무 거리낌 없이 바라볼 수 있 으려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미시와의 관계를 거짓 없이 해결할 수 있을까? 토지 사유를 부정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어 머니의 유산을 차지하고 있는 이 모순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카샤에게 속죄할 수 있을까? 그 여자를 이대 로 버려둘 수는 없다. '사랑했던 여자를 이대로 버려둘 수는 없다.
변호사에게 돈을 주어 그녀를 징역의 고통에서 구해주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다. 돈으로 속죄할 수는 없는 거다. 그것은 마치 그때 그녀에게 돈을 줌으로써 내가 할 일은 다 했다고 생각했던 것과 똑 같은 짓이다!'
그는 재판을 마치고 코르차긴 가를 다녀오며 생각한다
지금의 나와 카튜샤를 만났던 순수했던 그 시절의 나는
그시절의 카튜샤와 창부가 되어버린 그녀 만큼이나 변했으며
모든 행위에 대해 어떻게 용서를 구하고 정화될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한다
마찬가지로 미시에게 모든 진실을 고백한다는 것 역시 오늘 아 침이 되고 보니 그리 쉬운 일 같지 않았다. 역시나 말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오히려 그녀를 모욕하는 결과가 되리라. 세상만사가 다 그렇듯이 어떤 것은 두루뭉술하게 남겨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 러나 오늘 아침 그는 한 가지만은 굳게 결심했다. 다시는 그 집에 찾 아가지 않고, 그쪽에서 물어올 때에 한해서 진실을 말하겠다고 말 이다.
그러나 그 대신 카샤에 대해서만은 조금도 애매한 점을 남겨 둘 수 없었다.
'감옥으로 찾아가서 그녀에게 말하고 용서해달라고 빌자. 그리 고 만약 필요하다면 그녀와 결혼하자' 하고 그는 생각했다.
그가 생각해낸 정화의 방법은 꽤나 단순했다
물론 내 생각이다
의대생이 죄를 범하고 속죄하기위해 사람들이 기피하는 응급의학과에 가겠다는 말과 뭐가 다른가
대관절 그가 생각한 속죄는 이렇다
1. 약혼녀에게 모든 죄를 고하는 것은 그녀를 욕보이는 것이니 코르차긴 가의 집에는 가지 않는다
2. 카튜샤에게 용서를 구하고 그녀와 결혼한다
이러한 속죄를 다짐하고 마음이 충만해진 네흘류도프…
일단 말없이 약혼녀의 집에 가지 않는다는 것과 그녀와 결혼하는것은 모두 그의 정신적인 만족만을 위한 것이 아닌가…!
이는 시대적인 배경이 다르기에 내가 그것들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걸까?
무엇보다 먼저' 하고 그는 생각했다. 지금부터 변호사를 만나서 어떻게 결정했는가를 알아보고… 그다음 감옥으로 가서 그녀를, 어제의 그 여죄수를 면회하고 모든 것을 털어놓자.' 그리고 그녀를 만나서 모든 것을 털어놓고 그녀 앞에서 자기 죄 를 속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으며 그녀와 결혼까지도 하겠다고 말하는 광경을 상상하자, 그는 말할 수 없는 감격에 사로 잡혀 저절로 눈물이 솟구쳐 올랐다.
마지막 구절애서 내가 들은 생각은 '가증스럽다'였다
자기가 생각한 해결책에 기특한 나머지 스스로 감복하고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린다니…
물론 그럴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해결책이 그 시대엔 시대의 금기에 해당할 정도로 극단적인 그것이었을까?
설령 그렇다 하도라도 그것에 대한 평가는 자의적이라는 것이 넌센스...라고 나는 느꼈던 것 같다.
그런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우리는 죄를 짓고도 잡히지 않은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어쩌다가 걸려 든 이런 애송이를 잡아들여 역시 허약하고 타락한 사람들만 들끓는 감옥에 처넣은 후 가장 불건전하고 무의미한 노동 상태로 몰아넣었다가, 나랏돈을 써가며 모스크바 현에서 이르쿠츠크 현의 극도로 타락한 인간 집단 속으로 추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인간들을 만들어내는 여러 조건을 소탕하기 위해 서 우리는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그들이 자라나는 시설들을 장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알다시피 그 시설이란 공장, 작업장, 음식점, 선술집, 유곽 등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시설들을 파괴하기는커녕 오히려 필요하다고 여기고 장려하면서 조정해나 가고 있다.
네흘류도프는 배심원으로서 여러 재판에 나선다
그럴때마다 사태가 명확한데도 계속해서 높은 형량을 구형하는 검사와 공평과 정의를 표방하며 이미 다 아는 이야기를 다시금 이야기하는 재판관 등의 모습을 계속본다.
마치, 자신의 우월함과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려듯이 말이다.
사실 재판 내용도 피고인 사람 자체가 잘못되었다거나, 심성이 삐뚫은 그런 것이 전혀 아니었다.
우리들 중 누군가도 그런 상황이라면 응당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다시말해 네흘류도프는 흔히 지식인이라는 사람들에 대해서 비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식인들, 검사나 재판관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걸까 그런 사람을 처벌하는 것이아니라 그런 상황을 종용하는 상황에 대해서 타개 할 생각은 못하면서 말이다.
원래부터 순수하고 어떠한 착한 심성을 갖고 있던 네흘류도프는 카튜샤를 만난 이후로 많은 일들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에 눈이 띄이고 있으며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마치 순례길에서 깨달음을 얻는 것처럼 말이다.
네흘류도프는 자신의 무력함, 사회와의 거리감을 의식하고 뭔가 이상하게 우울한 기분을 느끼면서 한 5분쯤 이방에 머물러 있었다. 이때 뱃멀미와도 비슷한 정신적 구토감이 그의 마음을 휩쓸기 시작했다.
네흘류도프는 카투샤와의 면회를 위해 교도소에 발을 옮겼다.
그는 많은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카투샤와 같이 아무 죄도 없이, 여기 갇혀 있어야 하는 사람들에 대한 동정과
눈앞에 그녀와의 면회를 앞둔 두려움과 감격
그리고 그런 무고한 그녀가 선고받게 일조하고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뽑아버린 그의 죄책감
이 모든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정신적 구토감이 들었을 것이다
그는 그런 것에 아무렇지 않을 정도로 아직 심지가 굳지 않았으니깐
또 그만큼 죄가 많으니깐
더불어서 자신이 생각하지도 못할 정도로 처절하고 치욕스런 교도소의 행태도 한 몫했을 것이다.
두 겹의 철장을 2미터 가량 죄수와 면회자 사이에 두고 그들이 한 장소에서 서로에게 소리치며 면회을 하는 것이다.
오랜만에 얼굴을 봐서 터져나오는 울음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올라가는 목성
그저 끔찍하다
이젠 죽은 여자나 다름없구나.' 네홀류도프는 한때 귀여운 처녀 였으나 지금은 능글맞게 반짝이는 까만 사팔눈으로 부소장과 10루 블 지폐를 쥔 자신의 손을 번갈아 보고 있는 거칠고 푸석푸석한 그 녀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그 순간 그의 얼굴에는 망설이는 빛이 감돌았다
'넌 이 여자를 어떻게도 할 수 없다' 하고 그 목소리는 말했다.
'그저 제 목에다 돌을 매다는 것과 같아 너를 물속에 가라앉히고, 네 가 다른 사람들을 위해 유익한 존재가 되는 걸 방해할 뿐이다. 그러 니까 지금 수중에 있는 돈을 송두리째 그녀에게 줘버리고 헤어져서 영원히 손을 끊어버리는 게 어떨까? 그에게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네흘류도프가 그녀를 만난 첫인상은 이러했다.
'그저 돈 많고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환심을 사려하는 싸구려 여자'
과거에 반짝이고 수수했던 카투샤는 없어진걸까? 그녀를 만나기까지 수많은 상상을 했던 그는 예상과 다른 그녀와의 첫 만남에 마음이 차게 식는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한다.
도망..갈까..?
그리고 그냥 돈이나 쥐어주고 가라는 그녀의 모습이 그런 나의 고민을 부추긴다
네흘류도프는 첫 번째 면회 때부터 카투샤가 자신을 보고 그녀 에게 봉사하려는 자신의 결심과 후회를 알고 나면 기꺼이 감동해서 예전의 카투샤로 돌아와주리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예전 의 카투샤는 이미 사라지고 다만 마슬로바만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 았다. 그는 이 사실이 놀랍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다.
세상 모든 것이 내가 느끼는 것과 같지 않다
내가 법정에서 그녀를 마주쳤을때 느낀 번민과 연민은 그저 나만의 것일 뿐,
그 색깔도 향도 다를테니깐
더군다나 창녀로서의 삶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그녀도 굉장히 이질적이었다.
이에 대한 시선이 굉장히 인상깊은데 요약하자면 이렇다.
누구든지 반드시 자신의 행동이 소중하고 훌륭하다고 생각될 수 있도록 스스로의 인생관을 만들어내기 마련이다.
세상사람들이 이 내 직업에 대해 좋지않게 생각하고 부끄럽게 여기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이런 직업을 갖게 된 사람들은 피치못할 운명 때문에 또는 자신의 죄와 과실때문에 부당한 직업을 가졌다해도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훌륭하고 존경받을 만하도록 스스로의 인생관을 만들어내기 마련인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생관을 유지하기 위해 인생에서 자신의 위치를 인정해주는 그러한 사회를 본능적으로 옹호하려고한다.
교묘한 기술을 자랑하는 도둑이나 음탕함을 뽐내는 매춘부.. 등 우린 이런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마슬로바도 자기 인생이나 처지에 대해 이러한 견해를 갖고 있다.
그녀의 인생관에 있어서 만난 대부분의 남성들(늙건 어리건)의 주요한 행복은 매력적인 여자와의 성교에 있고 그것은 그녀가 하기 나름에 욕망을 채워줄 수 있었으니깐
더불어 감옥의 간수들마저도 말이다.
그녀가 세상을 이런식으로 이해하고 그런식으로 행동하는데에 정당함을 부여하고 있는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그런데 이에 대해 자기를 다른 세계로 끌어내리려는 네흘류도프의 것은
그녀에게 자신에게 자존심을 주어주던 인생에서 자신의 지위를 잃어버리가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하니 그런 운명에 저항하려는 것이다.
(내 생각이 아니라 글을 긁어왔다. 참으로 그 구도가 매력적이고 역설적이지 않은가)
내가 내 죄를 속죄하겠다는 것은" 하고 네흘류도프는 말을 이 었다. "말로써가 아니라 행동으로써 속죄하고 싶다는 거요. 난 당신 과 결혼하기로 결심했소."
네흘류도프는 예상치 못한 그녀와의 첫만남에서 하지못한 말을 두번째 만남에서 한다.
그저 부잣집 도련님의 놀음으로만 느끼는 카튜샤, 당연히 큰 기대도, 반응도 않는다.
'또 나를 가지고 놀 심산이겠지 이번엔 당하지 않아' 라는 느낌이다.
소설의 모든 부분을 작성하고 싶지 않지만,
항상 좋은 이야기, 인간에 대한 성찰이 돋보이는 부분은 놓칠 수가 없다
이부분은 인간은 이기적이고 조심스럽고 무지몽매하면서도 또 그렇지 않은 존재임을 보여주면서도
토지에 대한 톨스토이의 생각을 투영하는 핵심적인 부분이라고도 생각되기 떄문이다.
네홀류도프는 이 러한 농사 경영에 협력하고 있었기에 농촌 경제가 노예 상태의 기 반 위에 이루어지고 있음을 잘 알았고, 또 모를 리가 없었다. 네흘류 도프는 그것을 알 뿐만 아니라 그 부당함과 잔인성까지도 알고 있 었다. 대학 시절 헨리 조지의 학설을 믿고 선전하며, 그 학설에 따라 토지 사유는 50년 전 농노 소유와도 같은 현대의 큰 죄악이라고 생 각해 아버지한테서 물려받은 영지를 농민들에게 분배해줄 때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나 군대 생활로 들어서 1년에 2만 루블이나 되는 큰돈을 낭비하게 된 뒤로 이런 지식은 모두 그의 생활에서 불필요 해졌고 자연히 잊어버리게 되었다. 그 후로는 단 한 번도 어머니가 보내오는 돈의 출처를 생각해보지 않았을뿐더러, 오히려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고 애써왔다.
이렇게 만사가 순조롭게 진행된 듯 보였는데도 네흘류도프는 여전히 양심의 가책 같은 것을 느꼈 다. 몇몇 농민들이 고맙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불만의 기 색이었고 뭔가 더 큰 것을 기대하는 듯한 눈치였다. 네흘류도프도 이것을 모를 리 없었다. 결국 그는 재산상 큰 손해를 보면서도 농민 들이 기대한 만큼의 선행을 베풀어주지 못한 셈이 되고 말았다.
네흘류도프는 토지는 지주의 것이 아닌 노동자의 것이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막상 그런 생각이 나의 삶에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기에 머리 한켠에 지워지고 만다
그렇지만 카투샤가 변방으로 추방되고 그녀와 결혼을하여 따라간다고 생각하면서
'여기에 있는 내 땅들이 무슨 소용인가'란 말을 한다
그렇게 그럼 땅을 나줘주자고 생각하고 첫걸음으로 세금을 낮추는 등의 행동했지만 농민들은 성에 차지 않았다.
좋은 일을 함에도 욕심에 끝이 없고 만족하지 못하는, 그리고 네흘류도프의 희생은 안중에도 없으면서 자기에게 돌아오는 것들만 생각하는 농민들의 모습이 흥미롭다.
그러나 농민들의 진지한 얼굴 표정은 차츰 심각해져서 지금까지 주인을 바라보던 눈을 모두 아래로 내리깔았다. 그것은 마치, 네 교활한 속셈을 다 알고 있으니까 아무도 너 같은 사람에게 속아 넘어갈 사람은 없지만, 그래도 네게 망신을 주고 싶지는 않다 는 듯한 표정이었다.
농부들의 거절이 네흘류도프를 당황하게 하지는 못했다. 뿐만 아니라 쿠즈민스코예에서는 자기 제안이 받아들여지고 연방 감사 의 말을 들은 반면 여기서는 불신은 고사하고 적의까지 내보이고 있는데도 그는 마음이 침착하고 흐뭇하기만 했다.
이번엔 다음 마을로 가며 다짐한다.
'세금감면이니 그런게 아니라 진짜로 이번엔 땅을 분배해줄거야. '
그리고 농민들 앞에서 공표했다
"밭에서 일하지 않는 사람들은 땅을 소유해선 안되고 사람은 모두 토지를 이용할 권리가 있어! 땅을 분배하고 공동재산으로 너희들이 이용하게될거야!"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몇대에 걸쳐 얻은 경험을 토대로 지주는 항상 자신들을 착취해왔기에 그런 지주의 행동 또한 좋게 보이지 않은것이다.
이전보다 더 교활한 방법으로 우리를 우매하는 것이라 생각하여 자신들의 눈을 가린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그의 마음은 무거워지고 실망스런게 아니라 점점 가벼워진다.
이 소설의 백미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자신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고통받았지만
카투샤라는 큰 문제를 통해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최소한 남을위해서 무슨 일을 해야하는가야 대해 명확해지면서 그것에 충실하게 된것이다.
그의 양심을 집행하는 것이 조문주의 의지를 잇는 행위임을 느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도 있고 말이다.
네흘류도프, 그는 인간 성인이 되어가고 있다.
카투샤에게 용서를 받기위해 오른 여정은 네흘류도프의 성장, 깨달음을 얻는 순례의 행진으로만 보인다.
[그는 원래 도덕적 요구라는 이름 아래 행해지는 희생을 최고의 정신적 기쁨으로 생각하는 그런 종류의 인간이었으므로, 토지에 대한 사유권을 행사하지 않고 결심하고 아버지에게 유산으로받은 토지를 즉시 농민들에게 분배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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