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름끈]부활(상)- 톨스토이'에서 부터 이어집니다..
나리가 주인이시니까 나리께서 나누어주시면 되는 겁니다. 이 러쿵저러쿵 말할 게 뭐 있습니까? 나리 마음대로 하세요" 하고 성 난 노인이 말했다.
네홀류도프는 자기 얘기를 가로채는 노인의 말에 어리둥절했으나, 그 말을 불쾌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자기 혼자만이 아니라는것 을 알고 마음이 흐뭇해졌다.
두번째 마을에서의 일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땅을 나누어주면 어떻게 하겠냐는 물음에 마을 주민들은 의견이 분분했다.
의견들은 이러했는데,
'모든 사람들은 평등하니 평등하게 나눠야한다.'
'밭일을 하지 않는 사람도 땅을 받는다니, 부당하다.'
'그럼 농사짓는 사람에게만 주자.'
화두를 던지니 그들이 앞다퉈 자성하는 모습에 네흘류도프는 흐뭇하다
그러면서 그는 헨리 조지의 단일세 안을 제시한다
안이란 이렇다.
토지를 분배하되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토지세를 공동비용으로 지불하고
좋은 토지와 안좋은 토지의 토지세를 차등한다는 것이다 .
그러면 모두가 토지를 갖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테니깐
사실 쉬운 이야기이지만, 그 공동비용을 착취한 토지주가 있기에 불가능했던 이야기이다.
다시말해 시스템이 농민들을 옭아맸던 것이다
그들에겐 죄가 없다.
그리고 그들은 회의를 마치고서도 흥분에 사로잡힌 채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이러쿵 저러쿵 토지에 대한 각자의 의견에 꽃을 피우며 말이다.
이후 감옥 근처에 집을 마련한 네흘루도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예전에 같이 군복무를 하며 카투샤의 집(고모집)에도 찾아 갔던 셴보크를 만난다.
나도 저랬을까?' 변호사의 집으로 발길을 옮기면서 네흘류도프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렇다. 꼭 저렇지는 않았더라도 저렇게 되려고 노력했고, 또 한평생 저렇게 살아가리라고 생각했었다.'
셴보크는 부잣집의 후견인으로 재산을 관리하며 돈을 어떻게 불렸고 그런 일을 자랑한다.
자신이 카투샤를 만나 회개하지 못했다면 저렇게 돈을 위해 누군가를 수탈하고, 그런것들을 자랑하며 그리고 경마를 하는 등 향락과 쾌락을 좇는 생활을 했을까 하는 상상을 한다.
그렇게 그는 과거의 미래를 타인을 통해 엿본다
집사람하고는 아시는 사이죠? 꼭 와주십시오."
"네, 되도록이면."
네흘류도프는 자기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느끼며, 되도록이면 토요일 밤에 변호사 집에 모이는 학자나 작가, 예술가들의 서클에 가담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재판관들이 자기들 마음대로 법률을 적용할 수도 있고 적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 재판소는 무의미할 것이라고 네흘류도프가 말했을 때, 변호사의 그 비웃음과 '철학'이라든가 '일반적인 문제'라고 말하던 그 어조는 변호사나 그의 동료들이 모든 면에서 네흘류도프 자신과 얼마나 동떨어진 생각을 하고 있는가를 말해주었다. 네흘류도프는 셴보크 같은 옛 친구하고는 거리를 두게 되었지만 변호사와 그의 동료들과의 거리는 그나마 한층 더 멀다고 느꼈다.
네흘류도프는 카투샤의 요청(억울한 옥살이를 사는 이들을 도와달라는)에 응하며 변호사 접견을 한다
그런데 변호사는 공작이라는 이유로 나를 먼저 만나주지만 나를 순수한 애마냥 취급한다
그 이유인 즉슨, 감옥 사람들의 억울한 사연을 모두 믿고 들어주는 호구라고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변호사는 이야기한다. 판사도 검사도 자유주의적 인물로 보통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우리네 모두가 감옥에 가지 않는 건 그들의 자비 덕분이며, 법률의 적용과 부적용은 모두 그들의 ‘자유재량’에 달렸다고
그러며 네흘류도프는 생각한다.
내 그 썩어빠진 뻔한 미래를 보여준 셴보크 보다도 이런 법조계, 정치판이 더 지저분하다고
다시 카투샤가 수감된 감옥으로 돌아와서..
그녀는 당연하게도 네흘류도프를 원망하고 그의 어떤 의도대로 행동하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그렇지만서도, 최악을 피하기 위해서 차악을 선택하는 것 마냥
카투샤는 네흘류도프를 혐오하면서 그의 의도대로 행동하게된다
그동안 왜 그런 생활을 집어치우지 못했을까! 더욱이 원인은 모두 그에게 있었다. 그러자 다시금 그녀 마음속에는 그에 대한 옛 날의 원한이 홀연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그를 욕하고 책망해주고 싶었다. 그녀는 오늘 다시 한 번 그를 향해, 나는 당신 뱃속을 환히 꿰뚫고 있으니까 당신 마음대로는 되지 않을 거예요, 육체적으로 이용을 당했어도 정신적으론 이용당하지 않을 거예요, 당신의 그 관대한 마음씨의 이용물이 될 수는 없어요, 하고 왜 말해주지 않았을까. 그 기회를 놓친 게 분했다.
이처럼 자신을 가련하게 생각하고 네흘류도프를 쓸데없이 원망하는 마음을 씻어버리기 위해 그녀는 술을 마시고 싶었다. 감옥이었다면 그녀는 맹세를 어기고 술을 마셨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여기서 술을 구하려면 조수에게라도 부탁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그녀는 그 조수가 두려웠다. 노상 그녀를 집적거렸기 때문이다. 이제 사내하고 관계하는 것도 그녀로서는 진절머리가 났다.
카투샤의 죄에 대한 합법 여부를 살펴보지만, 그와 그녀의 의도대로 원심의 파기가 이뤄지지 않는데
그에 대한 이유가 굉장히 받아들이기 힘들다.
법이라는 것은 원리와 원칙에 의해 다뤄지고 정의로워야할 텐데 말이다
법리라는 것이 그네들의 기분과 명예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평의실에서는 의견이 둘로 갈라졌다. 볼리프는 원판결 파기를 주장했다. 일의 진상을 이해하고 있었으므로 원법정의 형편과 배심원들의 착오를 자신이 매우 정확하게 이해한 대로 동료들에게 생생히 설명해주면서 역시 원판결 파기를 진지하게 주장했다. 니키틴은 법 전반의 엄정함과 엄격한 형식주의를 옹호하며 반대 의견을 말했다. 사건 전체가 스코보로드니코프의 한 표로 결정되게 되었 다. 그런데 그는 상고 기각 편에 섰다. 이유는 주로 도덕적요구 때문에 이 여자와 결혼하려는 네홀류도프의 결의가 그에게는 다시없이 불쾌하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유물론자이자 다윈주의자인 스코보로드니코프는 모든 추상적 도덕성의 표시는 물론 심지어 종교적 현상까지도 경멸해야 할 무지로 보았을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까지 모욕이라고 생각하는 사내였다. 한 매춘부를 둘러싼 이런 큰 소동이라든가, 그녀를 변호하기 위해 유명한 변호사와 당사자인 네흘류도프 자신이 원로 원으로 왔다는 사실이 그에게는 특히 불쾌했다. 그래서 그는 턱수염을 입에 물고 얼굴을 찡그리면서, 자기는 이 사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지만 상고 이유가 불충분하다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상고 기작이라는 위원장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사뭇 자연스러운 태도로 말했다. 이리하여 상고는 기각으로 결정되고 말았다.
원죄의 파기는 네흘류도프의 도덕적인 우월성을 의미했고
동시에 법적인 시스템에 구멍이 나있음을 증명하는 셈이니만큼 질투나고 인정하기 싫은만큼 기각한 것이다.
또 시스템의 최후의 보루인 만큼 여기서 부결나면 끝인 셈이니깐..
네홀류도프는 슬퍼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가 슬퍼한 가장 큰 이유는 원로원의 기각이 죄 없는 마슬로바에게 떨어지는 무의미한 고통을 더욱 확실하게 했으며, 이 기각이 그녀와 운명을 연결하려는 자신의 변함없는 결의를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변호사가 그토록 신이 나서 떠벌려 지배적 악의 가공할 만한 이야기와 한때는 상냥하고 솔직하고 고귀했던 셀레닌의 떼밀어 내는 듯한 차갑고 불쾌한 시선이 자꾸 떠올라서 그의 슬픔은 한층 더 심해져갔다.
카투샤의 석방을 바라며 원로원에 항소신청을 한 네흘류도프, 하지만 기각된다.
그 과정에서 자기의 친우 셀레닌이 기각하는 편에 섰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셀레닌과 그런 이야기를 나눴지만, 피고의 원죄가 없다는 것과 별개로 재판의 정당함은 건재하고 정상적이었으므로 원심의 파기를 사뭇 인정할수있는 것은 사법시스템의 불완정성을 인정하는 것이기에 기각했다는 것이다.
어린시절, 순수하고 청렴했던 시절의 셀레닌을 기억하는 네흘류도프는 지금 그의 모습에 이질감을 느낀다.
셀레닌은 남들의 기대에서부터 비롯되는 신념, 요구받는 신앙, 그런것들을 두 손 힘껏 쥐었기에 고통받았었다. 그렇기에 시간이 흘러 그런 가치에 대해 중요성을 잃은 나머지 되려 그런 ‘가치’들이 ‘잘못’된 것이라 느끼고 변한것이다.
멀리서 보면 그냥 일을 열심히하는 셀레닌 정도로 해석될수있으나 그의 일대기를 보면 사뭇 달라보인다.
여기서 나는 그런 가치들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굴복하지 않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흘류도프는 생각이 많다
그럴때마다 가끔 만나는 마리에뜨의 이쁘고 사근사근하면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모습이 참 아리따워보인다.
그날 밤 네홀류도프는 자기 방에서 홀로 자리에 들어 불을 끄고 나서도 오랫동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마슬로바의 일이며 원로 원의 판결, 그리고 그녀를 따라가겠다는 자신의 결의, 토지에 대한 소유권 포기 따위를 생각하고 있는데, 돌연 그러한 문제에 대한 답 인 양 언제 또 만날지?' 하고 말했을 때의 마리에트의 얼굴과 한숨 과 눈초리, 그리고 웃음 따위가 마치 금방 눈으로 본 듯 선연히 그려 져 그 자신도 빙긋이 웃었을 정도였다. '시베리아로 가는 것이 옳은일일까? 그는 자기 자신에게 물었다
…
‘나는 이 모두를 대뜸 생각해보기만 했을 뿐 그것을 생활에 실행 해나갈 만한 힘이 없다, 좋은 일을 했는데 후회하는 처지고 보니.' 질문에 대답하지 못한 채 그는 자기 자신에게 오랫동안 맛본적 없는 슬픔과 절망의 감정을 느꼈다.
항소를 위한 원심의 파기 계획이 물거품이되고 패배감을 느낄 쯔음, 백작 부인과 마리에트의 마차를 마주한다
거기서 자신의 이야기에 공감해주고 정력적인 젊은 그녀의 모습에 그는 마음이 동한다.
마슬로바, 원로원의 판결, 그녀를 따라가겠다는 그의 결의, 토지에 대한 소유권의 포기 등
다뤄야할 일은 많지만 어느것 하나 정리된 것이 없었다.
하나의 일은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고 거기에 흔들리는 '나'라는 존재는 너무나 나약하기만 한것이다
네홀류도프는 마리에트가 무슨 할 애기가 있다고 했기에 그 말을 꺼내리라 기대하면서 앉아 있었으나,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 았고 또 말하려는 눈치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농담조로 연극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 연극이 네흘류도프에게는 특별한 감명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성싶었다.
네흘류도프는 그녀가 자기에게 아무 용건도 없고, 다만 어깨와 까만 점을 아낌없이 드러낸 야회복 차림의 아름다움을 남김없이 그 에게 보이고 싶었을 뿐임을 깨달았다. 그에게는 그것이 즐겁기도 하고 동시에 싫기도 했다.
온도가 달랐다. 라고 표현하기엔 의미가 다르다
나에게 집중하는 그녀는 '나를 좋아해서'인 것보다도
'나에게 어떤 것을 요구하고 싶어서'가 맞을 것이다.
으레 여자라는 속성이 그렇듯이
나의 손을 더럽히지 않으면서 남의 손을 쓰려는 것에 대한 비겁하고 정의롭지 못하다는 생각이 내비친걸까
아니면 그냥 그런 모습을 뽐내고 싶었을 뿐인 마리에뜨의 그런 단순한 생각에 혐오감을 드러낸걸까
거리를 지나 집으로 오는 길에 그는 자기 앞에서 걸어 가는 도발적인 옷차림의 매우 몸매 좋고 키가 큰 여성에게 눈길이 갔다. 네홀류도프도 그녀보다 바쁜 걸음으로 그녀를 앞질러서 자기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짙게 화장한 얼굴은 아름다웠다.
그러자 우스꽝스럽게도 네홀류도프는 순간적으로 마리에트를 떠올렸다. 아까 극장에서 느낀 것과 똑같은 매력과 혐오의 정을 느꼈기 때문이다. 당황한 네홀류도프는 그녀를 앞질러 자기 자신에게 화를 내면서 모르스카야 거리로 꺾어 들었다.
'내가 극장에 들어갔을 때 그 여자도 역시 저런 웃음을 던졌지." 그는 생각했다. 그 웃음도, 지금 이 웃음도 의미는 마찬가지다. 다른 것이라면 다만 방금 그 여자가, 내가 탐나거든 돈으로 사고 소용 없으면 그냥 가세요, 하고 털어놓고 깨끗이 말한다는 점뿐이지. 저쪽 여자는 사뭇 자기는 그런 것 따윈 생각지 않으며 고상하고 세련된 감정으로 살고 있는 체하지만, 밑바닥에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쪽은 적어도 정직하고 저쪽은 거짓말쟁이인 거야. 그뿐만 아니라 방금 그 여자는 가난 때문에 별수 없이 그런 환경에 빠져들었지만, 그 여자는 아름다운 동시에 더럽고 무서운 정욕을 희롱하며 즐기고 있는 것이다. 지금 거리의 여자는 더럽다기보다 갈증을 느끼는 사 람들에게 내미는 냄새 나는 구정물 같지만, 극장에 도사리고 앉은 그 여자는 걸려드는 사람들을 알지 못하는 사이 독살해버리는 독물과도 같다.' 네홀류도프는 귀족단장 부인과의 추악한 관계를 떠올렸다. 그러자 부끄러운 마음이 울컥 치밀었다. 인간 속에 있는 야수성은 흉악한 것이다.' 그는 생각했다. 그 야수성이 그대로의 모양으로 나타날 때, 인간은 높은 정신적 차원에서 굽어보고 멸시하기 때 문에 타락하거나 안 하거나 간에 이전의 자세를 견지할 수 있다. 그 러나 그 야수성이 겉치레만의 미적이고 시적인 감정의 껍데기를 쓰고 타인의 존경을 요구하게 되면, 인간은 그 야수성을 숭상하여 온통 빠져버려서 선과 악을 구별할 수 없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정말 무서운 일이다.
네흘류도프가 속죄하고 성찰하는 순례의 길 위에있지만 그 역시 그저 한낱 죄많은 인간
구정물이니 독극물이나 하지만 그도 사실 별반 다르지 못하다는 걸 알기에 얼굴이 붉어진다
사실 그런 부분도 그렇지만 나는 여자에 대한 톨스토이의 생각이 꽤나 내가 갖고 있는 것과 같다.
플루이드 지그문트가 그런 말을 했다고 한다.
몇십년동안(?) 여자에 대해 연구했지만 알게된 건 그들이 뭘 원하는 지 잘 모른다는것이다.
그리고 나는 짧은 삶에서 느낀 바가 있다면
여자는 스스로의 욕망에 대해 솔직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마리에트의 그것은 아마 솔직하지 못한채 그저 내색하고 있을 뿐이다.
잘못된 성관념이긴 하지만
괜히 ‘싫어요 하지말아요’가 어떨때엔 긍정의 의미로 해석되는 여지를 그들이 남기는 것이다.
물론 자기멋대로 해석하는 남자들이 문제지만 문제의 상황과 맥락을 혼동시키는 매개는 그들에게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금이야 나는 그런 것들을 재미로 여기고 유용하게 잘 사용하지만
좋지 못한 의도 아래, 누군가를 종용해서 자기가 원하는 바를 얻고
수틀리면 ‘난 아니었는데?’ 하는 족속들은 분명한 독극물이 맞다
아마 톨스토이는 이런것에 진저리가 난 것이리라.
덧붙여서, 똑같이 매력을 뽐내는 행위에 대해서, 돈을 위해 하는 행위과 오롯이 쾌락만을 위해 하는 행위 어느쪽이 더욱이 인간의 존엄성을 위시하는 행위일까.
그의 생각을 빌려 날것의 모습을 한 야수성이 한꺼풀의 가죽을 뒤집어쓰고 사람 속을 배회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물 속에 독을 푼것일 것이다.
제일 무섭고 본인은 자각하지 못하는 행위들을 그들은 무지한 자들에게 교사하고 있는것이다.
자. 이제부턴 어떻게 한다? 그는 자신에게 물었다. 나는 아직도 그녀한테 매여 있는 걸까? 그녀의 이러한 행동으로 나는 이제 그녀 에게서 풀려났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물었다.
그러나 이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는 순간, 만약 자기가 해방된 기 분으로 그녀를 버린다면 자기 바람처럼 그녀를 벌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벌하는 것뿐임을 깨달았다. 그는 두려워졌다.
…
'내 양심은 내가 저지른 죄를 보상하기 위해 자유를 희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므로 비록형식상으로나마 결혼을 하고 어디로 유배되든 그녀를 따라겠다는 내 결의는 언제까지라도 변해서는 안된다.‘
원로원의 도움을 받지못한 네흘류도프, 이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마슬로바가 있는 병원으로 발길을 돌린다.
하지만 마슬로바는 병원에 없다고 수위가 알려준다.
병원에 일을 도우며 복역하는 것이 감옥에 있는 것보다 나은 생활을 할 수 있으리란 생각에 그녀를 이쪽에 보낸것인데, 그녀가 의사의 조수와 그렇고 그런 일로 쫓겨났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 수치스럽고 고통스런 네흘류도프…
그녀를 위해 노력하는 그를 이용해먹고 타락해버린 그저 한 창녀의 놀음에 보기 좋게 당한 걸까?
병원 수위로부터 치욕스러운 이야기를 그녀를 보기위해 힘든 걸음한 귀족남자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걸까
이렇든 저렇든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고
‘이것이 나의 행동의 대한 그녀의 답변이라면 나의 이 속죄는 빛바랜 것이 아닐까’ 하는 그의 고통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는 굴하지 않는다.
그녀의 그런 그것과는 별개로 말이다
그의 기개는 비범하다.
참으로 비범하다 인간이지만
인간의 그것을 초월했다.
사내와 정을 통했다는 누명으로 병원에서 내쫓긴 것 이 마슬로바는 특히 원통했다.
…
그따위 여드름투성 이 조수조차도 그녀를 능욕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고는 냉정하게 거절을 당하면 도리어 놀란 듯한 표정을 짓는다는 것이 그녀에게는 참을 수 없는 모욕이었고, 그녀 스스로 제 몸에 대한 연민과 슬픔을 느끼게 했다. 오늘도 그녀는 네흘류도프를 만나는 대로 부당한 누 명에 대한 변명을 해보려고 했다. 언제든 그의 귀에도 들어갈 일이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명을 시작하려다가, 그래 봐야 그가 믿지 도 않을 테고 자기변명이 도리어 그의 의혹을 확증해주는 데 지나지 않을 것 같아서, 눈물이 목구멍으로 솟구침을 느끼며 입을 다문었던 것이다.
…
마슬로바는 두 번째 면회 때 네흘류도프에게 자기 입으로 분명 히 말했듯. 자신은 결코 그를 용서하지 않았으며 미워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또 그렇게 믿어왔다. 그러나 그녀는 벌써 오래전부터 또 다시 그를 사랑하게 되었고, 사랑하기 때문에 그가 바라는 것을 저도 모르는 사이에 차츰 실행해가고 있었다. 술도 담배도 끊었고, 교 태 부리는 짓도 그만두었고, 간호 조수로 병원에도 들어갔다. 결혼 하려 드는 희생의 마음을 알아달라고 그가 말을 꺼낼 때마다 그토 록 깨끗이 거절해온 것도 자기가 일단 입 밖에 낸 자랑스러운 말을 되뇌어보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자신과의 결혼이 그를 불행하게 하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의 희 생은 결코 받아들이지 않으리라 다짐하고 있었으나, 네홀류도프가 자기를 경멸하며 여전히 옛날 그대로의 여자로 여기고 자기 마음속 이 생긴 변화를 알아주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그녀는 가슴이 미어 지도록 괴로웠다. 지금 네홀류도표는 그녀가 병원에서 무슨 망축한 것은 저질렀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일이 그녀에게는 징역형 최종 판결이 내렸다는 소식보다 더 괴로웠다.
글을 읽으면서 목이 메였다.
네흘류도프는 그런 수치심과 고통을 끌어안고 그녀를 노려봤지만 자기의 양심이 이끄는대로 자유를 희생했고
마슬로바는 그의 사랑과 희생에 부응하려고 하였으나 그렇게 하지못한 스스로에게 자책하며 그에게 상처주지 않으려 변명을 입 밖에 두지 않았다.
자신이란 존재가 그에게 도움되지 않을 수 있으니깐
아아…
너무나 애처럽다 애틋하면서도 절망적이다
그렇지만 그들의 마음에 있어서 자리하고 있는 위치는 다르지만 방향이 같다는 느낌이
나의 그런 기분을 상기시킨다
이 소설에서 읽으며 그냥 감정적으로 가장 동했던 부분이다.
나중에 이런 일이 내게도 있었으면 좋겠다.
나도 너를, 너도 나를 서로 생각하기에, 보이지 않는 방향이 같은 그런 일 말이다.
그가 묻는 것은 매우 단순한 일이었다. 다 같은 인간이면서 도대체 무슨 이유로, 또 무슨 권리로 어떤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감금하고, 못살게 굴고, 유형 을 보내고, 매질을 하고, 죽이는 것일까? 그러나 그에게 준 해답은 여러 가지 이론뿐이었다. 즉 인간은 자유의지가 있는가 없는가, 두 개골이나 다른 측량으로써 그 인간이 범죄형인지 아닌지를 식별할 수 있는가? 범죄에서 유전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선천적인 부도덕 성이란 존재하는가? 도덕이란 대체 무엇인가? 광기란 무엇인가?
타락이란 무엇인가? 기질이란 무엇인가? 기후, 음식, 무지, 모방, 최 면술, 정욕 따위는 범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도대체 사회란 무 엇인가? 사회의 의무란 무엇인가? 등등에 관한 이론이었다
네홀류도프가 자신의 단 하나의 기본적인 물음에 대해 학술 서적에서 찾아낸 해답도 바로 그와 똑같은 반문 형식의 대답이었다.
학술 서적들에는 현명하고 학문적이고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다.
그러나 무슨 권리가 있기에 어떤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벌주느냐 하는 가장 중요한 대목에 대한 해답은 없었다. 그런 해답이 없을뿐 더러 모든 이론이 형벌을 설명하고 변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형벌의 필요성을 자명한 이치로 보고 있었다.
(마슬로바의 징역형이 결정된 이후, 네흘류도프는 자기에게 주어진 여러 일을 정리하였고
죄수들을 도우며 그리고 변호사, 사제, 소장들에게 드은 내용을 통해 죄수들의 유형에 대해서 생각한다.
1. 오판에 의한 범죄자
2. 격노, 질투의 발작에 의한 범죄자(분조장이 아니라, 누구라도 그렇게 행동할 일을 하는 그런 분노)
3. 범죄의식이 없는 이들(밀주를 팔거나, 도둑질로 연명하는)
4. 사회평균 이상의 지능을 갖어 범죄자 무리에 속하게된 이들(사회주의자들, 혁명가들)
5. 범죄자들을 방조하는 사회에 의해 범죄자가 된 이들
그런데 네흘류도프가 생각했을때 이는 꼭 감옥에 수감된 이들을 제외하고도 사회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었으며, 그들과 범죄자들의 차이가 무엇인가, 그 누가 자유를 부여하고 그것을 앗아가도록 재판까지 하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갖는다
그렇게 수많은 책들을 읽지만 질문에 대한 반문이 돌아올뿐
어떤 결론에 다다르지 못한다.
“실제로 죄 없는 사람이 벌을 받는다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 이지요. 만일 있다고 하더라도 극히 드문 예외예요.”
…
"그렇지만 나는 그와 정반대라고 믿습니다." 네홀류도프는 자형에게 반감을 느끼면서 말했다. "재판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들 의 태반은 무죄라고 나는 확신하고 있어요."
…
"그야 물론 오판이란 늘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거요. 인간이 만 든 제도니까 역시 완벽하다고야 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죄수들 중에는 자라온 특정 환경 때문에 자기들이 저지 른 행위를 범죄로 여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룹 도 역시 무죄라고 봐야 합니다.
…
실레지만 그건 좀 편견인 것 같소. 어떤 도둑이라도 도둑질은 나쁘다. 도둑질을 해서는 안 된다. 도둑질은 사람의 도리에 어긋나는 행위다. 하는 것쯤은 다 알고 있으니까요 "
아니, 모릅니다. 그저 도둑질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칠 뿐입 니다. 그러나 그들은 공장주가 자신들의 노동력을 착취해 임금을 착복하고 정부가 숱한 관리를 채용해서 세금이라는 형식으로 끊임 없이 자신들의 돈을 수탈하는 것을 목격해 알고 있습니다."
자강두천
누님의 남편(자형)과 다투는 네흘류도프, 사실 그냥 ‘네 그래요.. ㅎㅎ;;’ 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이에 대해 직접 보고 느낀것이 많기에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사실 누구의 말도 틀리지 않다만, 네흘류도프의 그것은 좀더 스코프가 크다
따듯한 바운더리를 넘어선 아프리카 초원과 같은 영지 밖은 그야말로 야생이다.
살기위해 행해지는 모든 악한일들이 생존에 위협을 받는 사람들에게 선악이 뭐가 중요하겠는가
도둑질 협박이 그들에겐 목숨을 잇게 하는 선인 것이다.
기본적인 교육조차 받지 못한 그들이 경찰에게 포착되는 순간 그냥 범죄자 낙인 쾅!
이게 죄야? 하면서 일생을 복역할수도있는것이다.
하물며 공장주도 마찬가지다.
총도 채찍도 안들었을뿐 사회에서 용인했기에 범죄가 아닐뿐이지
사실상 노동력의 착취, 수탈과 다를 바가 없다.
이런 맥락을 생략하고 씩씩거리며 매형과 다투는 네흘류도프
인간성이 돋보인다.
이 이후로도 라고진스키와 네흘류도프는 토지관(토지에 대한 가치관)으로도 한참을 싸운다.
“감옥은 우리의 안전을 보장해줄 만한 힘이 없어요. 왜냐 하면 그 죄수들은 한평생 거기 갇혀 있는 게 아니고 헝기가 차면 석방되니까요. 뿐만 아니라 이런 제도에서는 도리어 사람들을 악과 타락의 극단에까지 몰아넣고 말기 때문에 위험을 중대시키고 있는셈이지요."
그렇다면 징벌 제도를 더 완전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뜻인가요?" 감옥을 완전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감옥을 완전하게 하려면 국민 교육에 들이는 비용보다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이 들 테니까, 국민 에게 새로운 부담을 더할 뿐입니다."
"그러나 징벌 제도의 결함을 내세워 재판 그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지 않소?" 다시금 라고진스키는 처음의 이야기에는 귀도 기울이 지 않고 자기 이야기를 계속했다.그 결함을 바로잡을 수는 없습니다." 목청을 돋우며 네홀류도 프는 말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이오? 죽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건가 요? 아니면 어느 정치가가 말한 대로 눈알을 빼버려야 한다는 건가 요?“
(이양반들은 서로가 자기의 이야기를 이해하기엔 상대방의 깊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계속해서 아옹다옹 싸우고 있다
이야기가 굉장히 흥미진진하다
사실 교화의 의미를 상실한 감옥은 한시적인 쓰레기통일 뿐
형기를 다 채운 범죄자는 석방된다.
미처 교화가 되지 못한 범죄자가 석방되는 것도 문제지만,
심지어 죄를 짓지 않아 수감된 이들도 비이성적인 감옥생활에 오염되어 석방된다는 것이 큰 문제라는 것이다.
그럼 징벌제도가 더 완벽해야하는가!
감옥은 더 그 처우가 좋아져야하는가!
이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는가!
그럼 범죄자를 죽여야하는가!
너무나 어렵고 그역시 답을 내릴 수 없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다만, 지금의 사법시스템은 분명하게 문제가 있음에 그는 자명하다고 생각한다.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어요. 저로서도 뭔지는 알 수 없지만, 여 하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만은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내 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할 작정입니다."
...
"가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가는 겁니다." 이 대화를 끝내고 싶 다는 듯이 네홀류도표는 진지한 표정으로 매정하게 말했다.
...
'누님은 카샤와 결혼하려는 내 계획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거죠? 알고 계시겠지만, 난 그렇게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러나 그녀 는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그는 말했다. 이 얘기를 할 때는 언제나 그렇듯이 목소리가 떨렸다.
...
”그녀는 내 희생을 바라지 않고 오히려 자기 쪽에서 지금과 같은 환경에 있는 몸으로서 퍽 많은 것을 나를 위해 희생하고 있습니다. 나로서도 비록 그것이 일시적이라고 해도 그녀의 회생을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어디까지라도 그녀를 따라가서 될 수 있는 한 그녀를 돕고, 그녀의 운명을 가볍게 해주리라 생각한 겁니다“
말이란 것이 그의 신념이 점차 확고해짐을 유도한다.
눈은 마음의 차잉요 말이란 것은 그릇이라고 표현하지만
내 경우 느낌이 조금 다르다
아니아니 말이란 것이 그릇도 맞는데
말이란 건 조금 더 높은 수준의 그것의 의미를 갖는다 생각한다.
독립열사들이,그리고 그 군부시절때 대학생들이 모여서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그 행위를 일제가, 정권이 방해하고 저지하려는 것은 내가 말하려는 그것을 자명히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호송대가 수형자를 먼 시베리아로 이끈다.
그 과정에서 호송대는 수형자 개개인의 컨디션은 생각하지 않고 그저 모두 같은 수형자라는 이유로 그들의 책임감을 다하기위해 노력하다가 수형자 한명 한명이 사망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이 병원에 무사히 도착하도록, 또 치료받기를 소망한 네흘류도프.
하지만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도움이 되지 못한다.
무력감에 몸부림치는 그는 결국 이 반복되는 살해의 용의자를 이런 사회 구성원 개개인이 아닌 하나의 시스템으로 돌리고 역에서 그녀의 누나를 다시만나 그의 결의를 재차 공고히한다.
(어떤 죄의식이라는 것은 행동을 시스템화시켜 희석함으로서 그 본질을 흐릴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행동은 일말의 죄책감이 아닌 나의 소임이자 책임이며 그녀 또한 나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님을 말이다.)
최근 6년 동안 도시에서 보낸 음탕하고 사치스럽고 나태한 생활 과 2개월 동안 형사법들과 함께 보낸 감옥 생활 뒤에 정치범들과 같 이하는 현재의 생활이 카투샤에게는 온갖 괴로운 조건이 앞에 놓여 있다 해도 더없이 즐거웠다. 비교적 좋은 식사를 하면서 하루 20에서 30킬로미터씩 이틀 걷고 하루 쉰다는 여정이 육체적으로 그녀를 튼튼하게 해주었고, 또 새로운 벗들과의 교제는 그녀가 지금까지 아무 의미도 두지 않았던 인생의 흥미를 일깨워주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지금 함께 걷고 있는 이런 훌륭한 사람들을 지금껏 천해 알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존재조차 상상해보지 못했다고 했다.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다.
네흘류도프가 번듯한 사회(수용소와 반대되는 개념)에서 치욕스럽고 수치스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과 별개로
카투샤는 너저분한 수용소에서 번듯하고 비범한 사람들을 만나 회복하고 있는 것이다.
둘의 대비는 꽤나 극명하다
그녀가 그의 희생에 감복하여 감화할것이라는 조금은 오만한 생각은 역시 통하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서는 민중을 위해 특권과 자유를 버린 이들이 있었고 그들이 유기한 특권과 자유에 대해 연연하지 않고 태연한 모습이 그녀에게 감동을 준것이다.
네흘류도프와 비슷하지만 결이 다르다고 생각이든다.
지금 그는 카투샤에게 이제껏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이 감정은 최초의 시적인 연정과도 달랐고, 그 후에 경험한 육감적인 연정과는 더욱 달랐으며, 또 재판 후에 그녀 와 결혼하려고 결심했을 때의 자존심과 결합된 의무감과도 아무 공통점이 없었다. 그 감정은 동정과 감동이 뒤섞인 매우 단순한 감정 이었다. 그는 이 감정을 감옥에서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와, 그 후 병원을 방문한 뒤에 혐오를 억누르고 조수와의 스캔들을 용서해주 었을 때(이 스캔들이 사실무근이고 부당하다는 것은 뒤에 알았다) 새로운 힘으로 경험했다. 지금의 감정도 그 감정과 똑같았지만,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그때의 감정은 일시적이었음에 비해 지금의 감정은 영구불변하다는 것이었다.
그녀에 대힌 네흘류도프의 생각이 바뀐 것이 돋보인다.
그전에 그녀와 그 사이의 지위가, 생각이 동등하지 않다는 것이 조금 있었는데, 그녀의 정신적인 성장과 자신의 일련의 일들 때문일것이다.
이야기란 건 다름이 아니라. 시몬손은 되뇌었다. 카투샤와 당신 사이를 알고 있으니 그녀에 대한 내 태도를 이야기해두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요."
"아니. 무슨 얘기신데요?' 네홀류도표는 시몬손의 솔직함과 경
직함에 감탄하면서 말했다.
"실은 카투샤와 결혼하려고 생각합니다...
나로서는 이 문제가 완전히 정해져 있습니다. 나는 내 의무라고 생각하는 일을 하고 싶고, 또 그녀의 처지를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해주고 싶을 뿐입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그녀를 구속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녀는 당신을 사랑해요.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어
요. 그래서 자기 때문에 당신의 앞길을 그르치지 않게, 가령 소극적 인 선행이라도 좋으니 당신을 위한 일을 할 수만 있다면 그것을 행 복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그녀에게는 당신과의 결혼이 과거의 어 던 타락보다도 무서운 타락이 될 테죠. 그러니까 그녀는 그 일만은 결코 동의하지 않을 거예요. 그러면서 당신의 존재는 항상 그녀의 마음을 뒤흔들어놓고 있는 거죠."
시몬손과 마리야 파블로브나 그리고 네흘류도프가 한 장소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시몬손(카투샤가 의지하는 사람 中 한명)이 그녀와의 결혼을 네흘류도프에게 허락을 구한다.
그이야기를 듣고 있는 마리야 파블로브나는 말한다.
카투샤에게 네흘류도프는 사랑하면서도 서로를 위해 가까이 하면 안되는 사이라고
시몬손이 한 말은 마음이 약해질 때마다 괴롭고 기묘한 것으로 여겨지던, 스스로 짊어진 의무에서의 해방을 그에게 주는 것이었 다. 그런데도 그 말은 왠지 불쾌했을뿐더러 마음이 괴롭기도 했다.
이 감정에는 시몬손의 제의가 자기 행동의 특수성을 파괴하고, 자 기가 바치온 희생의 가치를 보란 듯이 깎아내렸다는 불만도 들어 있었다. 그녀하고는 아무 인연도 없는 저런 훌륭한 인간이 그녀와 운명을 같이하겠다고 한다면, 이미 네홀류도프의 희생은 그다지 의 미 없는 것이 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단순한 질투심도 있었는지 모 른다. 그는 자신을 향한 카샤의 애정에 온통 젖어 있었으므로 그 녀가 다른 사내를 좋아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할 수조차 없었다. 그 리고 또한 그녀가 형기를 마치는 동안 줄곧 옆에 함께 있겠다고 굳 게 결심했던 계획이 무너져버리는 불만도 있었다. 가령 그녀가 시 몬손과 결혼한다면, 네훈류도프의 존재는 불필요해지고, 그로서는 또 새로운 생활을 설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네흘류도프의 생각은 현실적이다.
내포하고자 하는 의미도 그 무엇도 해석할 여지 없이 직접적으로 나타나있다.
나의 희생, 자기 행동의 특수성을 파괴당한다 라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서도 내가 원한 것이 정말 그녀에 대한 용서고 마음의 짐을 덜어주기 위함이었다면 이쯤에서 멈춰도 되지 않을까하는 가련한 마음
후우 복잡하다 복잡해..! 이 어려운 서사를 만들고 또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당신은 대체…!
3개월 동안 네홀류도프가 본 것은 대체로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었다.
그들은 감옥이니 유형수 숙소니 징역지니 하는 데 가두어져 완전한 나태와 물질적 보장 아래 자연이나 가족이나 근로 등 에서 격리되어 몇 개월이고 몇 년이고 감금된다. 그러니까 아주 자 연스러운 도덕적 인간 생활의 모든 조건에서 제외되고 만다. 이것 이 첫 번째 인상이었다.
둘째로 그들은 이러한 제도 속에서 쇠사슬 과 삭발과 치욕의 수의 따위로 모든 종류의 불필요한 굴욕을 맛보 고, 약한 인간이 선량한 생활을 보내는 중요한 원동력인, 남의 의견 을 존중하는 마음씨와 수치심과 인간 가치의 의식 등을 박탈당하고 있다.
셋째로 그들은 끊임없이 생명의 위험에 부닥치고 있다. 일사 병이나 익사나 화재, 또는 흔히 감옥을 따라다니는 전염병이나 극 도의 피로나 구타 같은 특별한 경우는 제외하고라도, 아무리 선량 하고 도덕적인 인간일지라도 자기방어의 마음에서 대단히 무서운 잔학한 행위를 스스로 하게 되고 또 타인의 그러한 행위도 허용하 게 된다.
넷째로 그들은 (특히 이런 종류의 시설을 통해) 극도로 타락한 파렴치한이나 살인자나 악당들과 강제적으로 함께 생활하게 된 나 머지, 지금까지의 행적으로는 아직 완전히 타락했다고 볼 수 없는 사람들까지 밀가루 반죽에 이스트가 끼치는 것과 같은 작용을 받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다섯째로 이런 영향을 받고 있는 모든 사람은 가장 확실한 수단으로, 그러니까 자기 신체에 가해지는 별의별 비 인간적 행위라고 하는 수단으로 한 가지 일을 배운다. 이를테면 아 이와 부녀자와 노인을 고문하거나 몽둥이와 채찍으로 때리며, 탈주 자는 산 채로 붙잡건 죽은 후에 붙잡전 간에 잡아다 바친 자에게는 상금을 주고, 부부를 떼어놓아 남의 남편이나 아내와 동숙시키고, 홍살이나 교수형을 집행하는 등의 온갖 폭행과 잔인함과 야수적 행 위가 금지되어 있지 않을뿐더러, 그것이 정부에 유리하다고 할 때는 오히려 허용되고 있으므로, 속박과 곤궁과 결핍에 허덕이는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허용되어야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모든 것은 다른 어떤 환경에서도 얻을 수 없는 깊은 타락과 악덕을 만들어내기 위해, 깊은 타락과 악덕을 온 민중 사이에 아주 넓게 만연시키기 위해서 일부러 꾸며낸 시설과도 같았다...
(지금까지 소설(네흘류도프가 생각하는)의 이야기를 듣고 종합해보면
톨스토이가 하고 싶은 말은 딱 이것이라고 생각이든다.
구조적 불합리함
기득권들은 하단의 위치한 사람들은 상류층을 위에 존재한다는 생각이 자리하고
그 구조(사회)를 수호한다는 명목으로 게걸스럽게 생활한다.
그를 위해 행해지는 수많은 악행들을 교사하는 시스템을 구성하고
죄악스러운 감정들을 나눠 정화한다
시스템에 의해, 어떤 절차에 의해서 어쩔수없다는 생각을 심고 감정을 거세해서 말이다
톨스토이는 이런 형태에 희생되는 다양한 사례들을 보여주고 있는게 아닐까 싶었다
(카투샤를 포함한 정치범들과 다른 범죄자들은 시베리아로 가기위해 임시 수용소에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네흘류도프는 아픈 크릴초프의 회복과 카투샤와 면회를 위해 장군을 독대한다.)
당신도 이제까지 정치범들을 만나왔겠습니다만, 그때마다 사례금 을 써서 들어가셨지요?" 장군은 웃으면서 말했다."그렇지요?" 네, 그건 사실입니다."
"당신이 그러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은 나도 잘 압니다. 당신은 정치범을 만나보고 싶어 합니다. 그들이 가엾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소장이나 호송병들은 얼마든지 뇌물을 받습니다. 하긴 20코페이카 은화 두 닢으로 가족을 부양해야 하니 뇌물을 받지 않을 수도 없습니다.
사실, 네흘류도프가 사례금, 금품을 위병에게 지급하는 장면은 수차례있었고
계속해서 그의 인간성에 대해서 놀람을 금치 못할때마다 그의 그런 행동은 매우 신경쓰였던 것이 사실이다.
이 시대에선 그것이 매우 용인되는 행동이었을까
대의를 위해서 작은 범칙은 허락을 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일까
아무튼 위 대화를 통해 그런 행동은 용인되는 행동이 아니었다는 것은 알 수 있었지만, 그가 이에 부끄러움을 느낀다던가 그런 묘사는 전혀없었다
단순히 장군이 그의 요청에 대해 거절하고 일부 수용하겠다는 대답을 위해 사례금을 예시로 들었을 뿐이다.
신적인 깨달음을 얻은 ‘듯’ 보이지만 인간적인 네흘류도프로 미루어보아
나의 생각엔 그는 그것이 음성적인 행위임을 이미 알고 있지만,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고 장군의 말에 분명 부끄러움을 느꼈을 것이다.
왜냐하면 장군이 금품을 좋아하는 사람이었고 그런 것들을 요구했다면 그는 두말할 것 없이 은화를 내어 원하는 바를 챙겨갔을 거니깐
그런 모습을 은연중에 들큰 스스로 항상 옳다는 일을 하고 있었기에 양심적으로, 도덕적으로 비교당한 그는 구멍이 있으면 숨고 싶었을 것이다.
아마 분명 그랬을 것이다.
장군과의 독대를 마치고 우체국으로 향한 네흘류도프, 셀레닌으로 부터 편지를 받는다
바로 카투샤에 대한 직영형을 취소한다는 특사명령이 담긴 편지였던 것이다
그의 길고 긴 속죄 순례길의 마침표가 보이는 순간이다
이 소식은 너무나도 기쁘고 중대했다. 카투샤를 위해서, 그리고 자기 자신을 위해서 네흘류도프가 바라던 모든 일이 실현된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이러한 환경 변화는 그녀에 대한 그의 태도에도 새로운 복잡성을 가져울 게 분명했다. 그녀가 징역수인 동안에는 그가 신청한 결혼도 가상적이었을 뿐 아니라 그녀의 처지를 수월하게 해 주는 의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두 사람의 동거 생활을 방해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네흘류도프는 이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게다가 시몬손과 그녀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녀가 어제 한 말은 무슨 뜻일까? 만일 그녀가 시몬손과 결합 하기로 동의한다면 좋은 일일까, 나쁜 일일까.
그의 입장이 참으로 난처하다
어떤 면으로 보면 나의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볼 수 있지만,
정말 일말의 여지 없이 기대한 바를 달성했다고 볼 수 있을까
내가 행복하기만 바랐던 사람의 순간에 있어서 내가 없다면 또 그건 내 영역밖의 일인 걸까
(참고로 그녀가 한 말은 나는 둘 중 누구도 선택할 자격이 없다 뭐 그런 이야기였다. )
특사를 받았음에도 아직 수감되어있는 카투샤.
이전에 만난 장군네 집에서의 만찬에서 만난 영국남자의 감옥견학을 빌미로 통역을 맡아 감옥에 입성한다
그리고 카투샤를 만나는데..
“저, 드미트리 이바노비치, 그가 저와 함께 살기를 원한다면…" 그녀는 놀란 듯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고쳐 말했다. "그가 저를 곁 에 두기를 원한다면, 저로서도 그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겠어요? 정말이지 그런 행복이 없겠지요…. 저 같은 사람에게 대체 무엇이…"
'둘 중 하나다.
시몬손을 사랑해서 내가 바치려는 희생을 전혀 원하지 않거나, 아니면 아직도 나를 사랑해서 내 행복을 위해 마음 에도 없는 거절을 하고 시몬손과 운명을 결합함으로써 영원히 인연 을 끊어버리려 하거나.' 네흘류도프는 이렇게 생각하자 어쩐지 부 끄러워져서 얼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역시, 바라던 바는 다른 곳에 있었던 걸까
그는 그녀의 재귀가 그의 안에 있고 지금까지 자기가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보답을 원한걸까
뭐가 되었든 그녀의 선택이 있어서 또 자기라는 존재가 있었다는 생각을하며얼굴이 화끈거린다
네흘류도프는 그녀에게 ‘당신은 훌륭한 여자야’ 그리고 ‘다시 만나자’며 작별인사를 했고
그녀는 안녕히가세요 대신에 ‘용서하세요’로 대답했다
이후,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 영국남자가 각 수용소들을 돌며 복음을 전파하고 시체실에 들렀는데
마리야 파블로프나의 남자가 시체실에 안치되어있었다
장군에게 그의 이송을 막아달라고, 마리야 파블로브나라는 정치범이 그를 위해 결혼하고 간호하게 해달라고 한차례 부탁했을 텐데…(그는 거절하며 의사를 붙여주겠다하긴했다)
그렇다. 크릴초프였다. 아니, 적어도 그의 물질적 존재가 남긴 한 흔적이었다.
허탈 할 것이다. 그동안 감옥에서 죽어나간 사람들을 많이 봐왔지만
그의 주변 사람이 이렇게 싸늘하게 식어간 모습은 독자로서 안쓰러웠다.
다만 이에 대한 네흘류도프의 감정이 책에 드러나진 않는다. 단지, 조금 죽음외엔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라던지
오늘 경험했던 것들에대한 복기가 필요하다는 생각밖엔 없었다.
자리에 들려고도 하지 않고 네흘류도프는 오랫동안 여관방 안을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카투샤의 문제는 끝나버렸다. 그는 이제 그녀에게 필요 없는 존재였다. 네흘류도프에겐 그것이 슬프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다. 그러니 지금 그를 괴롭히는 것은 그 일이 아니 었다. 또 한 가지 일은 결말이 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보 다도 더욱 강하게 그를 괴롭히고 한층 더 맹렬히 그의 활동을 요구하고 있었다
그의 입장에선 기분이 조금 이상할 수 있었지만
카투샤에 대한 일은 서로의 사랑도 확인했고 소녀에 대한 속죄도 용서도 받았기에
기대했던 목적엔 부합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궁극적인 이 시스템의 불합리함
노인내가 앉아있는 똥통에서 흘러나오는 오물위에서 누워자는 소년의 모습에서 나오는 그 불합리함에 대해선
그 무엇도 해결되지 못했다.
그는 영국 남자가 기념삼아 준 성경에 내가 찾는 답이 있으리라하는 생각으로 책을 편다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집는 심정으로 말이다.
그는 성경을 읽으며 이해가 안되면서도
자신의 생활에 대해 일맥상통하는 부분을 느낀다
그리고 진리...라고 부를 수 있을 지는 모르곘지만
신의 섭리에 다가선다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 사 악함에서 구원받을 수 있는 단 하나의 확실한 길은 언제나 하나님 앞에서 자기 자신을 죄인이라고 인식하고, 따라서 남을 벌하거나 교정할 만한 힘이 자기에게는 절대로 없다는 것을 깨닫는 데 있음 을 그는 분명히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또 감옥과 구치소에서 목 격한 저 무서운 사악함도, 그러한 사악함을 행하고 있는 사람들의 태연한 자신감도 요컨대 그들 자신이 악인이면서 악을 교정하려는 따위의 불가능한 일을 하려고 원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것을 명백히 알았다.
지금까지 그가 찾아내지 못하고 있던 해답은 바로 그리스도가 베드로에게 준 말에 있었다. 곧 누구든 죄가 없는 사람 은 없으며, 따라서 사람을 처벌하거나 교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으 므로, 항상 모든 사람을 몇 번이고 한없이 용서해야 한다는, 이 한 가지에 있었다.
우리네 삶은 우리의 것이 아닌 주어진 것 그에의 섭리대로 살아가는 것이 자명함에
그는 새로운 깨달음을, 새 삶을 살게 된다
그리하여 그는 '부활'... 하게 된 것이다.
마지막 부분에 어떠한 메타포가 숨겨져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 읽으면서도 아리까리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읽어도 읽어도 와닿지가 않는다.
내가 무교라서 그런걸까...?
좌우간 서사와 그의 생각들이 어렵지 않고 직접적으로 잘 나와있어서 읽기에도 어렵지 않고
재미도 어느정도 챙긴 것 같다.
이런게 고전 명작이라면.... 나는 사랑해줄 수 있어!
이렇게 나의 첫 러시아 문학은 성공적으로 마무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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